지난 114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도중 회의장 밖에서 일어난 소란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산사에서 마음공부를 해야 할 스님께서 자기들의 요구가 관철 안된다 하여 「민의의 전당」인 군의회 회의장 앞까지 난입하여 고함을 지르며 회의를 방해하는 너무나 어차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저는 부처님 가르침은 잘 모릅니다만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 문제를 재 조명해 보고져 합니다.
“가북-해인사간 도로개설” ↔ “납골당 건립”
이 두사업은 따로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경남도 관광개발 계획을 보면 거창이 포함되어 있는 합천권 관광권역에 “해인사 - 가조온천 - 합천댐”으로 이어지는 관광벨트 계획이 수립되어 있으며, 또한 당시 김혁규지사도 선거 공약사업으로 선정하여 거창군과 합천군의 합의된 사항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해인사도 도로개설사업에 동의하여 거창군은 1995년 27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사를 하였으나 합천 해인사 구간은 도로 편입 토지 보상과정에서 어떤 사유인지 모르지만 해인사측의 반대로 공사는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 직후 우리 거창군은 “가북-해인사”간 도로 소통을 통하여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가조온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거창관광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키 위해 군수와, 국회의원, 도의원, 군의원 등 군민 모두가 나서서 노력하였으나, 대화 자체가 단절된 상태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감정의 골은 깊어져만 갔고 그런던차에 “납골당” 건립문제가 대두하게 되었습니다.
해인사 측에선 “납골당”문제를 단순한 민원행정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전후 사정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각종 사업의 인ㆍ허가에 따른 행정당국의 규정이나 조례등이 주민들과의 하나의 약속이라면 도로개설사업도 합의된 약속입니다. 당시 주지스님과, 도지사, 합천군수, 거창군수 등 네 사람이 약속한 도로개설문제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흔히들 “남아일언 중천금”이라고 보통 사람들도 자기가 한 말을 천금같이 중시하거늘 하물며 해인사 주지스님은 불교계의 큰스님이며 또한 김혁규 전지사와 강석정 전군수, 정주환 전군수는 크고 작은 지역의 수장으로서 서로가 공인으로 약속한 합의 사항입니다.
이미 모두들 그 직을 떠났지만 전임자들의 공식적인 약속으로 당연히 후임자들에게 승계되어야 하고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했어야 하거늘 그렇지 못했습니다.
먼저 우리 거창군은 처음은 적극적인 노력을 하였으나 대화가 단절되면서 거의 포기한 상태가 되었으며, 합천군은 해인사측의 반발에 소극적인 자세로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문제는 해인사와 경남도입니다. “결자해지”라고 도로개설 보상과정에서 해인사측의 반대로 무산되었다면 문제의 해결 실마리도 해인사 쪽에서 찾아야 할 것이며, 그동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해인사가 어떤 노력을 하여 왔는지 묻고 싶습니다.
또한 경남도도 잘못되었습니다. 광역자치 단체장의 역할을 살펴보면 인접시군과 연계된 사업의 추진이나 이해관계와 분쟁 등을 조정해야할 책임이 있거늘 김혁규 전지사는 그 임무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모두가 흘러간 시간, 흘러간 사람들에 의하여 심어진 상처를 지금 와서 왜 가북면민들만 그 상처를 안고 고민을 해야 합니까?
이 문제는 해인사와 경남도, 합천군, 거창군이 해결할 문제이지 해인사의 조그마한 암자하나와 가북면민들과의 다툼으로 비추어져서는 안됩니다. 거창군은 늦은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다시 군수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또한 해인사측도 조그마한 암자를 내세워 거창군민들을 자극하지 말고 주지스님 등 책임질 수 있는 분이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며, 김태호 지사도 조정자 역할을 충분히 하여야 할 것입니다.
거창군과 합천군은 고대사회가 생성되면서부터 왕래하면서 지내온 이웃이며 특히 해인사는 산능선 하나를 사이에 둔 정말로 절친한 이웃입니다.
부처님 말씀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였거늘 조그마한 다툼하나로 몇백년동안 잘 지내온 이웃사촌 간에 서로 상처를 주어서야 되겠습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해인사 주지스님과 경남도지사, 합천군수, 거창군수는 자비스런 마음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이웃사촌간의 정리를 영원히 발전시켜 갈 수 있도록 간곡히 당부드리면서 가북면민을 비롯한 군민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드립니다.